적폐 판사의 사법 쿠데타를 규탄한다!
적폐 판사의 사법 쿠데타를 규탄한다!
  • 장정현(문파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1.30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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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적폐 청산 위해 개헌 필수…민주당, 총선 압승 위해 쇄신해야
선고가 내려지던 30일, 필자는 민주당 장기 집권의 길을 논하는 세 번째 글을 집필 중이었다.

오전에 드루킹 선고 소식을 접하고, 오후의 김경수 지사 재판에서는 무죄가 선고될 거라고 예상하면서도 양승태 비서 노릇하던 판사 이력과 사법 농단 혐의 피의자에 걸린 것 때문에 ‘설마’ 하던 차에 청천벽력과 같은 판결을 들었다.

무죄선고가 마땅할 일을 갖고 가벼운 벌금형을 선고하면서 판결문으로 김 지사, 나아가서는 정권에 대한 흠집 내기를 시도하는 게 최대일 거라고 안이하게 예상했다.

그 결과 필자가 정치, 사회 쪽에 관심을 둔 이후 직접 겪은 판결 중 족히 세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황당한 판결이 나와 워낙 거세게 뒤통수 후려 맞은 충격에 작성하던 글을 미루고 급히 이 칼럼을 작성한다.(참고로 No.1은 우리 사법체계에 없던 ‘관습 헌법’이란 개념까지 끌어들여 위헌판정 내린 행정수도 이전 판결이었다.)

오해를 피하고자 미리 말해두는데 필자는 평소 김경수 지사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인 편이긴 하지만, 장래가 촉망되는 정계 후기지수 정도로 보는 느낌이지 결코 문프와 비견하거나, 그 뒤를 이을 인재로 확정해 ‘성역화’하지는 않았음을 일러둔다.

다시 말해 납득할 만한 증거가 제시되면 언제든 약간의 아쉬움은 느낄망정 별 미련 없이 손절할 것이다. 


단언하는데, 판사의 판결대로 김 지사가 드루킹과 공모하고 댓글 조작을 지시한 흑막인 게 진실일지라도 법치주의 사회에서 이딴 판결이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차후 상급심에서 사실관계가 어떻게 확정 되는가와는 무관하게 이 판결은 그 자체로 사법 역사에 남을 거대 오점이다.

언론에 인용된 판결문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로 보인다, ~인 듯 싶다 같은 추측성 문구로 점철되었다. 판사의 표현법대로라면 그분은 관심법, 그러니까 궁예질에 도통한 듯 싶다.

정치인의 뇌물수수혐의에 대해서는 물증이 남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하여 정황과 증언만으로도 상당한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는 하나, 그 대신 정황증거와 증언들이 객관적으로 납득 가능하도록 충분히 많아야 하고 일관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드루킹 일당은 그간 계속 증언이 여러 번 엇갈리고 번복되는 등 일관성과 신빙성에 큰 하자를 드러냈으며 심지어 사전에 말을 맞추다 발각되기까지 했다.

물론 그걸 다 인정한다손 쳐도 그들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할 뿐일진대 그럼에도 판사는 드루킹과 특검의 주장만을 받아들였다. 심지어 특검이 증거로 내려고 했던 것 중에는 나무위키 문서 따위도 있었다. 관련기사 [김경수 재판 방청기② 위키백과가 증거라고?]

장담하는데, 나무위키를 근거로 제시하는 짓은 대학 지도교수가 성실한 분이라면 논문은커녕 학부생 리포트의 참고목록으로 인용하는 것만으로도 경을 칠 일이다.

게다가 애초에 이 사건은 뇌물혐의도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이딴 부실하기 짝이 없는, 물증은 애당초 없었고 차마 정황증거 조차로도 인정하기 뭣한 것들만으로 유죄도 모자라 무슨 근자감으로 무대포성 법정 구속을 선고해?

사법 흐름이 형 확정 전 구속을 되도록 삼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 홍준표 1심 판례에 비춰보면 대놓고 엿 먹이겠다는 심보마저 느껴진다.

진짜 이 글 쓰면서도 용케 이 만큼 작성했다 싶은 게 뭐 논리 나부랭이, 증거력 있는 팩트 한 조각이라도 있어야 반박을 하든 말든 하지, 판결문대로라면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에게 현 정권과 문프를 비난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되는데 이게 논리적으로 반박할 가치나 있나?

이 일이 해외로 널리 알려지면 대한민국의 국격은 추락할 것이다.

프리덤하우스 발표 민주주의 지수에서 대한민국이 정권교체 후에도 온전한 민주주의에 아슬아슬 못 미치는 결함 있는 민주국가 상태에 머무르는 데는 행정부 교체만으로는 청산 못 하는 각종 적폐, 그중에서도 사법 적폐가 발목 잡고 있는 몫이 크다고 확신한다.   

이렇듯 판결문의 내용은 촌극이라 부르기도 아까울 지경이지만, 이 사건은 그저 단순히 김 지사에게 드리워진 칼날이 아니라 사법 적폐 권력의 정권에 대한 법조 쿠데타다.

이유야 뭐 다들 짐작하듯 양승태 건으로 불거진 법조 개혁의 흐름을 거스르고자 함이리라.

 
드루킹 일당의 주장을 100% 받아들인 판결문 곳곳에서 그러한 의도가 읽힌다. 아니라고? 판사께서 몸소 모범을 보이셨듯, 본 필자 눈에는 그렇게 보이므로 그렇다면 그런 거니 따지지 마라.

백번 양보해서 그럴 의도가 없었다 쳐도 이 판결이 상급심에서마저 확정될 경우 현 정권의 집권 정당성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만큼 결과적으로는 마찬가지다.

물론 필자는 제아무리 사법 적폐가 심각하다 하나 양심 있고 제 정신인 판사분들도 많기에 상급심으로 올라가면 판결이 뒤집힐 거라고 확신하지만 만에 하나의 가능성에 대비해 다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촛불을 들 각오도 미리 해 둔다.

또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보지만 대법원에 가서까지 적절한 증거가 제시되지 못했는데도 지금 같은 중죄가 확정된다면 대통령께서 사면권을 행사해 직접 법원의 전횡에 맞서는 방안도 각오해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번 일로 김 지사는 진정한 의미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그가 판결 후 소회에서 밝혔듯 애초에 적폐 라인은 기피신청 했어야 하는 게 결과적으로는 옳았겠지만 이렇게 대놓고 우롱할 줄 누군들 예상했으랴. 예상했다한들 정치인으로서 최대한 조심하고 몸을 낮추어야 할 입장이었기도 했고.

그러니 당연히 항소해야 하며,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판사 이력을 살펴 의심 가는 라인은 피해야 한다. 원래는 정치인으로서 부적절한, 비판받을만한 행위겠지만 어쩌랴. 이게 다 근본적 불신을 초래한 사법부 자업자득인 것을.

김 지사가 이번 일로 꺾이지 않고 고초를 이겨낸다면, 드루킹 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 언론과 야당의 십자포화가 체급을 키워줬던 것 이상으로 정치인으로서 강력한 이력이 붙을 것이다.

맹자 님 가라사대, 무릇 하늘이 큰일을 부여할 인물에게는 그에 앞서 시련부터 내린다고 하셨다. 니체도 말한 바 있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모든 고난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라고. 그러니 이겨내시라. 건투를 빈다. 

이 황당무계한 선고 후에 트윗 등에서는 억하심정을 표출하는 문파들이 많다. 그러면서 김 지사를 방치 내지 희생양으로 삼은 것으로 보이는 당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분들도 있다. 

심정이야 십분 이해하고 그렇게 판단할 근거 또한 없지는 않다고 본다만, 민주당의 잘잘못을 가리는 일은 일단 접어두자.

그게 틀리다는 게 아니라, 지금은 때가 아니다. 현재로서는 사법 적폐의 전횡에 맞서면서 또한 100% 들어올 게 뻔한 보수 언론과 야당들의 공격에 대한 방어가 우선이다.

현시점에서 민주당 내 의심 분자들을 색출하는 일은 일단 화력 분산이고, 또한 적전분열 논리로 욕먹기 딱 좋으니 그런 건 추후 상급심에서 판결 번복된 후에나 추궁할 일이다. 마침 민주당 공식 논평을 비롯해 초당적으로 김 지사를 옹호하고 사법 판결에 맞서는 입장을 밝힌 이상 더욱 그렇다.


마지막으로, 차제에 공수처를 비롯한 사법권 견제수단을 확실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원래 작성하던 글에서도 논했지만 우리는 장기간 제6공화국에 살고 있으며 그래서 87년 헌법의 한계에 갇혀 있다.

독재 권력을 종식하며 그것이 사법권을 간섭, 침해하는 것을 경계하는 데 골몰한 나머지, 근본적으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사법권에 지나친 독립성을 부여했다. 그 결과 사법권은 일말의 견제조차 어려운 권력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헌법 제1조에서 정의하듯 민주 공화국이며 공화주의는 견제와 균형(Check and Balance)의 원리가 생명인데, 사법부 한정으로 그 부분의 한계가 너무나도 명확한 헌법인 것이다.

87년 헌법 제정 직전까지만 해도 헌법이고 뭐고 수틀리면 무시하던 군부 독재 치하에 있었으니 이 문제를 염두에 두지 않았을지 몰라도, 지금처럼 정작 헌법 조문과 그 정신을 그대로 존중하는 민주세력이 집권하면 크나큰 질곡이 되어 버리는 역설에 직면한다.

그래서 요즈음 우리는 사법 적폐의 실체가 뻔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적절하게 교정하기 극히 어려운 모순적 상황을 계속해서 보고 있다.

결국 답은 개헌뿐이다. 그러자면 민주당의 총선 승리, 그것도 개헌선에 육박하는 압승이 필요하며, 민주당 시리즈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결국 그것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도덕성과 당원 중심성으로의 혁신뿐이다.

차후 개헌을 한다면 사법에 있어 지금의 국민참여재판과 같이 일부 배심원제 요소를 도입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궁극적으로 대법원장이나 검찰총장 같은 몇몇 주요 사법 권력은 직선제로 선출하는 길로 나가야 할 것이다.  

*사족이지만 설마 이 글의 논지를 일부만이라도 가져다, 혹은 인용해서 얼마 안 가 친형 강제입원 건으로 법정구속 예상되는 이재명을 옹호하는 논리로 활용할 인간 있을지 몰라 미리 경고해둔다.

혹시라도 그딴 거 발견하면 절대 가만 두지 않겠다. 그런데 사법부 상태가 이러하니 김 지사도 법정구속 되는 마당에 이재명은 피해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두렵다. 이미 설마가 진짜가 됐다. 그리고 설마가 겹치면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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