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 무덤’ 소동, 가짜뉴스는 어떻게 확산되나
‘클레오파트라 무덤’ 소동, 가짜뉴스는 어떻게 확산되나
  • 곽민수
  • 승인 2019.01.29 17:4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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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내용 오해→인터뷰한 척 기사 작성→받아쓰기×무한반복…그리고 방치
▲ 사진은 Edmonia Lewis의 1876년 작 ‘클레오파트라의 죽음’
 
가짜뉴스와 클레오파트라의 무덤
 
일주일 전 쯤 클레오파트라와 그의 남편이었던 로마 장군 안토니우스의 무덤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굉장한 고고학 뉴스가 될 수 있는 소식이었죠.
 
그런데 이 ‘클레오파트라의 무덤’은 ‘알렉산드로스의 무덤’과 더불어 몇 년에 한 번씩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단골 낚시 소재인지라, 저는 소식을 듣고도 좀 시큰둥했습니다.
 
‘뭐,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의 무덤이 발견 되었나 보지’ 혹은 ‘클레오파트라 7세 시대의 것이기는 하지만 신원을 확인하기 힘든 여성 무덤이 발견 되었나 보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이 소식은 제 예상과는 다르게(?) 완전히 ‘가짜 뉴스’였습니다. 
 
▲ 1963년 개봉 영화 ‘클레오파트라’에서 주연을 맡은 엘리자베스 테일러. 영화 자체는 손해를 많이 봤다고 하지만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이 영화를 계기로 헐리우드 미녀의 대명사로 꼽히게 됐다고 한다.
 
소식을 처음 보도한 것은 이탈리아의 일간지 <il messaggero>였습니다.
 
<il messaggero>는 전직 이집트 고고부 장관이자 저명한 이집트 고고학자인 자히 하와스의 말을 인용해 ‘타포시리스 마그나의 신전 유적에서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의 무덤이 발견되었다’고 소식을 전했습니다.
 
타포시리스 마그나는 이집트 제 2의 도시이자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절에는 수도였던 알렉산드리아에서 서쪽으로 4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곳으로, 이곳에는 프톨레마이오스 2세 시절 부터 지어지기 시작한 신전 유적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고고학자 캐서린 마르티네스가 꾸준히 발굴을 해오고 있습니다.
 
<il messaggero>가 새로운 무덤 발견 소식을 보도하자 그 보도를 받아 세계 곳곳의 언론들이 기사를 썼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언론사들은 다행스럽게도(?) 이탈리아 언론 보도까지는 커버할 여력이 없었는지, ‘유사언론’ 인사이트를 제외하고는 해당 소식을 기사화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 인사이트의 해당 보도 캡쳐.
 
▲ 데일리메일의 해당 보도 캡쳐. 인사이트가 데일리메일의 사진까지 그대로 가져다 썼음을 알 수 있다.
 
인사이트의 경우에는 영국의 <데일리 메일>을 받아서 기사를 썼는데, 이 데일리 메일의 기사가 <il messaggero>를 받아서 쓴 것입니다. 
 
자히 하와스는 지난 1월 초 이탈리아의 팔레르모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참여하기도 했었도 타포시리스 마그나 유적 발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동료 고고학자였던 캐서린 마르티네스의 이론을 소개했습니다.
 
마르티네스는 ‘타포시리스 마그나 신전에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의 무덤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을 합니다. 반면 하와스는 ‘이집트 신전이 무덤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없다’고 말하며 마르티네스의 이론에 동의를 하지 않습니다.
 
▲ 이집트 고고부 장관을 지낸 자히 하와스 박사.
 
하와스는 영어에 능통하니 아마 강의는 영어로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스테파니아 소프라라는 이탈리아 이집트학자가 통역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강의 참석자들의 오해 혹은 자의적인 해석이 일어났던 것 같습니다.
 
즉 누군가가 하와스가 소개한 ‘타포시리스 마그나에 클레오파트라의 무덤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마르티네스의 이론을 하와스 본인의 주장으로 이해했던 것이고, 그걸 <il messaggero>가 기사화시킨 것입니다.
 
통역 과정 중에 오해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지만, 해당 내용을 하와스에게 확인하지도 않고, 마치 인터뷰를 한 것 같은 모양새로 기사화 시킨 것은 명백히 의 중대한 잘못입니다.
 
자히 하와스는 이 기사를 며칠이 지나서야 파악한 것 같습니다. 그는 기사를 확인한 직후, 그는 통역을 담당했던 스테파니아 소프라와 함께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문을 작성해 언론사에 보내는 방식으로 대처했습니다. 
 
▲ 여기서 ‘반전’은 자히 하와스의 입장문이 나왔음에도 해당 보도를 낸 매체들은 그 기사를 그대로 두고 있다는 것…. <il messaggero>의 뉴스 화면 캡쳐.
 
덧 ; 그런데 이 소동은 거의 전적으로 <il messaggero>의 책임이지만, 아주 조금은 자히 하와스 본인의 책임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부총리급인 이집트 고고부 장관을 역임했던 하와스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으로 권좌에서 물러나기 이전 다양한 방식으로 언론 플레이를 해왔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하와스는 본인 스스로 (실제 학문적 입장은 아니라고 하기는 하지만 언론에 나와서는) 타포시리스 마그나에서 클레오파트라의 무덤이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하와스 박사는 ‘참 입체적인’ 분이죠.
 
▲ 서구사회에서 클레오파트라가 인기있는 캐릭터이긴 한 모양이다. 최근 여러 외신에서는 소니픽쳐스가 많은 예산을 들여 수년 째 준비중인 클레오파트라 영화의 주인공을 두고 안젤리나 졸리와 레이디 가가 사이에 경쟁이 붙었다는 소식을 놓고 흑인배우를 써야하는가를 포함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안젤리나 졸리가 영화 ‘알렉산더’(2004)에 출연했던 모습. 졸리는 2014년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의 마지막 은퇴작품으로 클레오파트라를 찍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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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bc416 2019-02-08 17:13:09
편집 과정의 실수로 꺽쇠 표시된 단어가 html코드로 인식되는 에러가 발생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곽민수 님과 독자 여러분께 사과 드립니다.

이기는착한 2019-01-30 03:52:44
곽민수 기자라는 분은, 한국인이 아니신가요?
이 기사는 외국어로 쓰인 걸 구글이 자동 번역한 글인가요?
주어, 목적어가 마구잡이로 빠져 있어 정확한 내용파악이 힘드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