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부실 인한 강릉 펜션 사고, 과실치사 적용되어야
관리부실 인한 강릉 펜션 사고, 과실치사 적용되어야
  • 박지훈
  • 승인 2018.12.19 18: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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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연통까지 신경 써야하나 항변하겠지만 지금까지 신경 안쓴 게 잘못
지난 18일 강릉에 있는 한 펜션에 묵던 고3 학생 10명이 일산화탄소 가스 중독으로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2명 중태)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사고 현장은 1.5m 높이 가스보일러와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지난해 직접 자신의 집을 짓는 과정을 상세하게 일지처럼 올린 포스팅으로 화제가 됐던 박지훈 님이 이번 사고의 원인과 관련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분석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필자의 동의를 얻어 이를 게재한다.
[편집자주]
 
 
 
일단 사고의 원인은 당연히 펜션 관리 부실로 보인다. 연통이 빠져있었다니 그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사실, 사고 발표하는 경찰관이 보일러에 대해 잘 몰라서 제대로 답변을 못하는 것 같은데, 연통이 빠진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거의 100%라고 보면 된다. 연통 연결부의 고정과 밀착 부분에 쳐야하는 테이핑이나 실리콘을 보일러 설치시 빼먹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것도 이번 사고의 원인중 하나일 것이다.
 
요즘 보일러의 급배기 방식은 대부분 강제급배기식(FF) 아니면 강제배기식(FE)인데(‘급’ 글자가 있고 없고 차이), 이것은 연소되는 데 필요한 산소의 공급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배기가스는 두 가지 모두 연통으로 빠지지만, 강제급배기식은 같은 연통을 통해 공기가 들어오고, 강제배기식은 급기(공기 공급)는 창문 등을 통해 들어오고 배기만 연통을 통하는 방식이다.
 
요즘 도시, 특히 아파트의 새로 설치되는 보일러는 대부분 강제급배기식이다. 연통이 내외부 2중으로 되어 있어 안쪽 관으로는 배기가스가, 바깥쪽 통로로는 외부 공기가 공급된다.
 
강제급배기식이 좀더 비쌀텐데 이걸 더 선호하는 이유는 이걸 설치하면 별도의 보일러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연통만 잘 연결되어 있으면 보일러가 베란다 등 일상 공간에 있어도 별 문제가 없다.
 
반면 창문을 통해 급기를 해야 하는 강제배기식의 경우 반드시 개별 구획된 보일러실이 필요하다. 생활공간의 창문을 열어놓을 수 없으니 당연한 일. 그리고 당연히 보일러 가동 시엔 창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
 
 
당연히 강제급배기식(FF)이 더 좋은 것인데, 이번처럼 연통이 빠졌을 경우 위험은 강제배기식보다 오히려 더 크다. 창문을 안열어두기 때문이다. 연통이 빠져서 보일러 옆에서 덜렁거리고 있으면 급기도 배기도 제대로 되지 않게 되니….
 
반면 강제배기식은 정상 사용을 위해선 반드시 창문을 열어놓아야 해서, 연통이 빠지더라도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유입될 가능성은 훨씬 적다. 좁은 벽 틈보다는 상대적으로 넓은 창문을 통해 더 많이 빠져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한에는, 기름보일러는 FF 방식이 없고 FE 방식 뿐이다. 즉 보일러실을 반드시 따로 만들어야 하고 창문을 열어둬야 한다.
 
FF 방식은 가스보일러에만 있다. 이 펜션의 경우 대용량 LPG 가스통이 보인다. 이런 대용량 가스통은 조리용 뿐만 아니라 보일러도 가스보일러를 쓰는 경우에만 설치한다. (기름보일러를 쓰면서 조리에만 가스를 쓰는 경우 보통 흔한 작은 LPG통을 쓴다)
 
가스보일러라는 것은 FF 보일러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현장사진의 연통을 봐도, FF용 연통으로 보인다.
 
한 겹인 FE 연통과 2중관인 FF 연통은 모양이 좀 달라 구별이 된다. FF 연통이 당연히 좀더 복잡하게 생겼다. 앞서 썼다시피, FF 가스보일러의 경우 연통이 빠졌을 경우 정말 치명적이다.
 
일산화탄소는 산소가 부족해 불완전연소할 경우에만 발생한다. 즉 산소 공급이 충분한 경우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강제급배기식의 경우 연통이 빠지면 일단 급기가 제대로 안되고, 그래서 일산화탄소가 대량 발생하고, 연통이 빠진 관계로 또 제대로 배기도 안됐다. 즉 급기와 환기 둘중의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되면 결과적으로 일산화탄소 중독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
 
 
 
연통을 포함한 보일러의 관리 책임은 당연히 해당 펜션의 주인 혹은 관리자에게 있다.
 
연통이 빠지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서 생각을 못했을 수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주요한 관리 부실로 사람이 여럿 죽은 것이 사실이므로, 개인적인 의견으론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펜션 운영하는 분들 입장에선 영세한 펜션 몇 동 운영하면서 보일러 연통까지 신경 써야 하느냐고 항변할지도 모르겠지만, 해야 한다. 당연히. 지금까지 신경 쓰지 않은 것이 잘못인 것이다.
 
참고로 수십년 전 연탄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이 많았던 것도 같은 이유다.
 
옛날 연탄 아궁이에 연통 달린 거 본 적 있나? 없었다. 창문이라도 좀 열어놓으면 연탄가스 중독이 훨씬 줄어드는데, 겨울이라 추우니까 창문도 닫았다. 급기도 배기도 안 된다. 그래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좁은 집일수록 밤사이 산소가 빨리 고갈되므로 더 자주 일어난다.
 
그리고 보일러실의 문 위치 문제에 대해.
 
이 펜션의 경우 보일러실 문은 집 안쪽에 있었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그렇게 짓는다.
 
보일러실 출입문이 바깥에 있었다면 이런 사고의 가능성도 훨씬 줄어든다. 실내에 있는 보일러실 문을 비싼 기밀문으로 할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창문이 닫힌 상태에서 보일러실에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할 경우 당연히 실내로 들어온다.
 
아파트라면 다른 방법이 없지만, 이 펜션의 경우 바로 바깥이 베란다여서 바깥에 문을 만들 수도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실외측 문이 더 비싸기도 할 뿐만 아니라, 집짓는 입장에서도 방수 처리 등 공정이 여러가지로 번거로워지며, 무엇보다 보일러실 확인하려고 바깥까지 나가는 게 싫어서 실내문으로 설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렇게 실내 문으로 만들어놓고 굳이 보일러밖에 없는 보일러실을 자주 확인하지도 않는다.
 
이 펜션도, 전원주택을 포함한 단독주택들도 보일러실 문을 바깥에 만드는 게 어렵지 않다. 
 
물론 설계와 공정이 더 복잡하고 일도 많아지며 결과적으로 돈도 더 든다. 그럼에도, 나는 신축 주택을 설계하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바깥에 문을 만들기를 권한다.
 
지난해 지은 내 집도 보일러실 문은 바깥에 만들었다. 설계사가 실내측 문으로 만들어온 설계도면을 굳이 요구해서 실외 문으로 바꿨다. 좀 번거롭기는 하지만 더 안전하다.
 
편의성보다는 당연히 안전이 더 중요하다. 죽고 나서 몇 푼 돈이 더 중요하랴, 알량한 편의성이 중요하랴.
 
▲ 이날 업무보고를 받던 도중 사고 소식을 보고받고 매우 안타까워하면서 유은혜 교육부장관을 현지로 급파해 상황을 직접 챙기라고 지시한 문재인 대통령은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한편 숙박 등 모든 편의를 지원하라고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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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재 2018-12-19 19:27:32
정말 안타까움
숙박시설 전체적으로 점검 돌려야한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