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의 BTS 티셔츠 비판 기사는 백해무익하다
한겨레의 BTS 티셔츠 비판 기사는 백해무익하다
  • 박지훈
  • 승인 2018.11.13 15:59
  • 댓글 5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왜 일개 기자가 제작자 의도 멋대로 재단해 쓸데없이 외교 문제를 키우나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이하 BTS) 멤버 지민이 지난해 촬영된 유튜브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에서 입고 나와 2초 가량 노출된 티셔츠 1장 때문에 BTS의 일본 TV방송 출연이 돌연 취소되는 일이 최근 벌어졌다. 이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겨레신문이 “원자폭탄이라는 인류의 비극이 ‘혐한’과 ‘극일’의 대결에서 소재가 되어선 안 된다”는 취지의 기사를 냈다. 이 기사에 대해 박지훈 볼랜드포럼 대표시샵이 비판한 페이스북 포스팅을 필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다. <편집자주>

▲ 한겨레의 BTS 비판은 과연 정치적 올바름일까?

내 이런 소리가 나올 줄 알았다. 어줍지 않고 생각 짧은 문제의식으로 기사를 쓰다보니 쓰지 않아도 될 백해무익한 기사가 튀어나왔다.

난 BTS는 물론이고 어떤 아이돌에도 관심이 없지만, 그 티셔츠의 문구나 사진은 니들의 비판을 들을 어떤 이유도 없다.

그 셔츠에 씌어진 문구는 ‘PATRIOTISM OURHISTORY LIBERATION KOREA’가 전부이고, 원폭 사진에 어떤 부연 설명도 없다.


이 기자는 원폭 사진을 지극히 단순하게 일본에 대한 ‘응징’으로 해석한 모양인데, 실제론 원폭 사진만 있는 것이 아니고 해방으로 기뻐하는 민중의 사진도 함께 있다.

난 티셔츠 제작자가 두 사진을 함께 배치한 의도에서 ‘응징’보다는 종전과 해방의 상징으로서 원폭 사진을 넣은 거라고 봤다. 아니, 나아가서 그보다 더 깊은 의미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함께 있는 민중들의 사진은 무시하고 원폭 사진 하나만 보고 거기서 굳이 ‘응징’이나 ‘복수’를 떠올린 것은 기자 개인에겐 상상의 자유이긴 하다.

하지만, 그게 당연한 인식이라는 듯이 일간지에 공개적 지면으로 쓰는 것은 문제다. 자신이 응징으로 해석한 개인적인 의견으로 인해 꼬투리만 잡으려 애쓰는 일본에게 좋은 빌미를 주는 외교적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한 가지 과거 사례를 얘기해볼까.


2011년쯤이던가, 일본의 최고 인기 아이돌그룹,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던 여성멤버 한명이 일본 드라마에서 원폭을 의미하는 ‘LITTLE BOY’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가 큰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그 방송 일자가 원폭 투하일 바로 다음 날이던가 그래서, 더욱 대대적으로 이슈가 됐었다. 시기적으로 누가 봐도 정치적인 의미가 있었다.

그 뒤로 어떻게 됐을까?

드라마 방송사만 사과 발표 한번 하고, 해당 멤버는 아무 문제없이 계속 인기를 끌었고 돈 되는 광고도 계속 찍었다. 지금도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BTS 공연 취소? 일본은, 지네 최고 인기 아이돌이 똑같은 논란이 생겼을 때 며칠 정도 떠들고는 다 그냥 넘어갔다. 당시 히로시마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항의하고 했어도 그냥 넘어갔다.


▲ 원폭 투하일 바로 다음날인가 일본 드라마에서 노출된 핵폭탄 티셔츠

근데 결국 거의 동일한 사건임에도 굳이 BTS에겐 임박한 공연을 취소 통보하는 초강수를 쓴 것이, 정말 원폭 사진에 대한 반감 때문일까? 해당 티셔츠 사진은 여러달 전에 찍힌 것인데도?

아니, 일본 정부가 당면한 상황에서 문화 행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먹으려는 꼼수에 불과한 것이다.

이 기사를 쓴 임재우기자는 일본의 그런 꼼수에 자진해서 힘을 보탠 것이다.

우리나라는 원폭의 가해자가 아니다. 오히려 원폭으로 인해, 임시정부와 광복군의 숱한 노력이 다 무시되고 ‘해방은 오로지 미군 덕분’이라고 덧칠된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

또 우리나라는, 미국이 원폭의 원죄로 전후 일본에게 전범으로서의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은 데 대한 숱한 직간접적인 피해도 입었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또한 원폭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정치적 피해자인 것이다.

▲ 스쳐지나가는 이 장면이 그렇게 문제가 될 일인가?

따지고 보면, 미국과 일본은 전쟁을 끝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전쟁을 끝내지 않은 것일 수도 있는 거다.

우리가 언제 종전선언을 했나, 아니면 일본이 항복 선언을 우리 민족에게 하기라도 했나.

혹시 티셔츠 제작자는 나처럼 그런 쪽의 뉘앙스도 함께 가졌던 것은 아닐까. 일본은 패전했으되 우리는 승전하지 못했고, 역사는 전혀 정리되지 않았다는. 이런 해석이 정말 나 혼자만의 억지이기만 한 건가?

명시하지 않은 문구를 멋대로 해석해서 기사질을 하는 것은 이토록 위험한 것이다.

왜 일개 기자가 티셔츠 제작자의 의도를 멋대로 재단해 복수와 응징으로 정의해서 쓸데없이 외교 문제를 키우느냐 이 말이다.

※ 추가하는 편집자주

논란의 티셔츠를 판매하는 사이트에는 이 티셔츠 디자인에 대해 담담하게 역사적 맥락을 소개하고 있다. 다음은 판매자가 올린 공지 문구 전문.

***

나라를 빼앗기고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던 일제강점기라는 긴 어둠의 시간이 지나 나라를 되찾고 밝은 빛을 되찾은 날이 바로 '광복절'입니다.
1945년 7월 26일 미·영·중은 '포츠담 선언'에서 대일(對日) 처리방침을 명시함과 아울러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였습니다.
일본이 이를 묵살하자 미국은 8월 6일 히로시마에, 9일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하였고 나가사키 원폭투하 6일 후 8월 15일 일본은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으며, 9월 2일 항복 문서에 사인하면서 공식적으로 태평양 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습니다.

우리나라의 광복을 티셔츠에 표현해 보았습니다.
루즈한 느낌으로 제작된 롱슬리브리스 티셔츠입니다.

▲ 해당 티셔츠 판매 사이트에 있는 공지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미영 2018-11-15 09:21:46
멋진 기사입니다.

봄날 2018-11-14 03:24:13
속이 뻥 뚫리는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라헤니 2018-11-14 02:49:29
광복티셔츠의 의미를 잘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란 신채호 선생님의 말씀이 결코 헛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파드마 2018-11-14 02:19:50
한걸레라고도 불리워지는 한겨레 때문에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현재진행형 비극
이승만의 '반민족특위 반민법' 폐지'가 생각난다.

'가해자' 전범국 독일도 통렬히 사과하고 전범들을 끝까지 추적해 법정에 세우는데
임재우 기자는
'가해자' 전범국 일본에게 공식사과조차 받지 못하는 '피해자' 대한민국 사람이 아니구나.
원폭으로 죽은 사람들이 일본인만 있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있다.

'한겨레' 이름이 통곡한다.

stella 2018-11-13 23:56:59
정말 핵심만 짚어서 제대로 이야기 해주시네요. 언론에 많이 실망했는데 이렇게 정확하고 시원한 발언 너무 감사합니다.

김민주 2018-11-13 22:13:44
정치적 의도 다분히 일본방송 출연보류 통보를 받았는데 한국 매체는 미국기사를 번역해 올리거나 심지어는 일본매체 주장을 그대로 받아 기사를 쏟아내는 걸 보고 환멸이 났습니다. 자국의 목소리는 어디로 갔나요 없는건가요? 그냥 관심이라도 꺼주던가 조회수 늘리려고 자극적인 제목으로 매도하는 행태들 잘 봤습니다. 그 와중에 숨통트이는 기사 감사합니다.

아이셔 2018-11-13 21:56:23
간만에 제대로 된 기사내용를 보네요~~~
앞으로도 잘 국민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할수 있도록 힘내주세요!!

심오 2018-11-13 21:13:21
한겨레 이미 예전에 한겨레가아닌지 오래되었죠 일부러 볼필요도없는 쓰레기같은 기사입니다

슈퍼울트라킹 2018-11-13 20:58:36
감사합니다
우리나라 어느 구석에서라도 바른말을 해줄수있는분을 기다렸습니다
그래도 아직 우리에겐 희망이 있는것같네요

bcaijuan 2018-11-13 20:56:15
좋은 글, 고맙습니다.

닥쳐라 한걸레 2018-11-13 20:55:47
이름값을 해야죠 한걸레..., 이제는 조중동이 하던 아베정권 기관지 짓거리 까지 하네요...ㅎㅎㅎ

CYNON 2018-11-13 20:30:10
우리나라 또한 원폭의 피해자라는 기자님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당시 자국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징집된 자국 국인들이 전범국인 일본에게 얼마나 많이 희생되었는지를 생각한다면, 미국이 필요 이상으로 일본에 죄책감을 갖는 것은 자국민에 대한 모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트럼프가 일본에 대한 오바마의 사과를 통렬히 비판한 것에 공감하는 이유입니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 전에도, 나가사키 원폭 투하 전에도, 이미 승기를 잡은 미국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거듭 일본에 항복을 요구했음에도 일본이 배째라 버텼던 역사적 맥락을 생각하면 자국민을 희생시킨 원폭의 가해자에서 일본 스스로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이거든요. 그런 일본이 피해자 행세를 하며 원폭 사진과 교실 이데아 로고를 왜곡해 언론 플레이 하는 행태가 역겨웠는데, 이를 바로잡지는 못할 망정 한술 더 뜨는 국내 언론들이야말로 부역자고 매국노구나 분노하던 차에 뉴비씨가 있어 숨통이 트입니다.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박지훈 기자님!

영은 2018-11-13 20:22:54
한국에 이렇게 정성들여 쓴 기사가 드물어 아쉬웠는데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한겨례 기자의 쌍내나는 기사는 하기싫은 숙제 하듯 베낀느낌입니다. 어그로는 멍청해서 하는짓이란 제 생각이 맞는거 깉아요

장혜선 2018-11-13 20:17:40
정말 공감되는 기삽니다..한겨렌지 한걸렌지..도대체 역사인식이 제대로 박힌 기자라면 저딴 쓰레기기사는 쓰지 않을겁니다..

박 인애 2018-11-13 20:12:00
일목요연하게 기사 잘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송지우 2018-11-13 20:09:01
아이고 세상시원하네요 고마워요 가자님 적게일하시고 많이 버세요

쥬돌 2018-11-13 20:00:13
감사합니다. 국내 언론이 저런기사를 낼줄은 상상도못했습니다.정말 화나고 답답했는데 이렇게 속시원하게 반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황선하 2018-11-13 19:56:17
좋은기사에 힘들었던 하루가 다풀리네요 감사합니다

김승은 2018-11-13 19:56:01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방탄지기 2018-11-13 19:53:32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글 올려주셔서 정말 오랜만에 숨통이 트이는것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