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칼럼] 종합부동산세는 ‘불공정한 세금폭탄’인가?
[시민 칼럼] 종합부동산세는 ‘불공정한 세금폭탄’인가?
  • 박순혁 시민기자
  • 승인 2018.09.17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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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인상, ‘불공정했던’ 세금 우대를 조금 공정하게 교정한 것에 불과
1. 10여년전 '세금 폭탄론'을 다시 들고 온 보수언론


과도한 투기를 막기 위한 9·13 부동산 종합 대책이 발표되었다.

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은 10여년 전 참여정부 당시 큰 재미를 봤던 ‘세금 폭탄론’을 다시 꺼내 들었다. 이는 누구나 다 예상할 수 있었던 행태가 아닌가 한다.

10여년 전엔 많은 시민들이 이런 행태에 속아 넘어갔지만, 지금에야 우리 시민들이 더 현명해 진만큼 이런 공격이 그렇게 큰 효과를 나타내지는 않는 것 같다.

 
경향신문 등 일부 진보 언론이 조선일보 등의 이런 ‘세금 폭탄론’의 허구에 대해 팩트 체크를 해 주고 있는 것도 시민들의 올바른 판단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이번 종합부동산세(약칭 종부세) 인상에 따라 증가하게 된 부동산 보유세가 과연 ‘불공정하게’ 높은 것인가에 대해 꼼꼼히 따져 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2. ‘재산세’는 ‘담세력’에 기초한 세금이다

종부세에 대해 불만을 갖는 사람들은 흔히 “집값은 올랐지만 아직 팔진 않았으니 실제 소득이 발생한 것도 아닌데 세금을 물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과세 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온 오해(?)이다.

소득세, 법인세 등 대표적 세금이 ‘소득’을 기준으로 부과되긴 하나, 그건 여러 가지 세금 중의 한 부분일 뿐 세금을 물리는 기준은 다양하다.

소비액을 기준으로 하는 부가가치세, 거래가 있을 때마다 부과하는 증권거래세와 취득세, 거주를 기준으로 하는 주민세 등 다양한 형태의 세금 부과 기준이 있다.

그리고 담세력, 즉 세금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이 있는데, 이를 흔히 ‘재산세’라고 하며 그 재산세의 대표격이라 할 것이 바로 부동산에 부과되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그리고 ‘자동차세’ 등이다.

이는 사회 공동체를 구성하는 사람들 중 특별히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 만큼의 의무를 부담 지우는 것으로 동서고금 어디에서도 쉽게 관찰되는 아주 보편적인 세금 형태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현재 우리나라의 부동산에 부과되는 보유세는 오히려 지나치게 낮아서 ‘불공정’하고 이번 종합부동산세 인상은 그런 ‘불공정’을 조금 교정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3. ‘자동차세’에 비해 턱 없이 낮은 ‘부동산 보유세’



대표적 보유세 중 다른 하나인 자동차세는 부동산 관련 보유세에 비하면 너무나 높다.

3800cc 고급 차종인 현대차 에쿠스의 판매가격은 7363만원이고, 이에 대한 자동차세는 한 해 98만8000원으로 시가 대비 1.34%에 달한다.


여기에 비하면 종부세는 그야말로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1채만 소유했을 경우 시가 25.5억원의 아파트를 보유했더라도 종부세는 152만원으로 시가대비 0.06%에 불과하고, 이는 자동차세의 1/20도 안 된다.

무려 44.3억의 아파트를 보유할 경우에도 종부세는 0.28%로 자동차세의 1/5에 불과하다.

다주택자의 경우엔 종부세가 더 많이 부과되긴 한다.

다주택 98억 부동산을 보유할 경우 9092만원을 내야하지만 이 또한 0.93%로 자동차세의 70%로 여전히 낮다.

무려 98억원에 이르는 여러 주택을 보유하는 사람이 끼치는 사회적 부담, 그가 갖는 세금 부담 능력이 에쿠스 한 대 모는 사람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70% 밖에 안 되는 세금부담을 갖는다는 것은 분명히 공정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4. 미국, 유럽에 비해 턱 없이 낮은 ‘부동산 보유세’


미국의 부동산 보유세인 재산세는 각 주별로 다르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재산세’가 대표적인 지방세(미국은 주세)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미국의 재산세는 시가 기준 하와이주의 최저 0.28%부터 뉴저지주의 2.29%까지이며, 평균은 대략 1.2% 정도이다.

미국만 유독 재산세가 높은 것은 아니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재산세는 1~3% 정도로 오랜 기간 유지되어 왔다.

이에 비해 우리의 종부세는 어떤가?

위의 조선일보 그래픽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한 채의 경우에 0.06~0.28%로 미국의 1.2%에 비해 1/20에서 1/4에 불과하다.

무려 98억원이나 되는 여러 채를 보유한 대형 투기꾼의 경우가 되어서야 0.93%가 되지만 이 또한 미국의 8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5. 종부세 인상은 불공정에서 공정으로 한 걸음 옮기는 것

우리나라엔 ‘부동산 불패 신화’, ‘강남 불패 신화’ 등이 있다. 부동산 투기로 큰 부를 얻은 사람들이 최소한의 세금조차 제대로 내지 않다 보니, 근면하게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은 의욕을 잃고 사회적 갈등의 불씨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 동안 우리 세금은 부동산으로 부를 일군 사람들에게 너무나 관대했다.

이젠 이런 악습을 바꿀 때가 되었다.

이번 종부세 인상은 그래서 부동산 보유자에게 ‘불공정한’ 세금 폭탄이 아니라, ‘불공정했던’ 부동산 부자들에 대한 세금 우대를 조금 공정하게 교정하는 그런 조치이다.

불공정한 세금 체계에서 공정한 세금 체계로 옮기는 한 걸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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