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400만원 강탈당한다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께
임금 400만원 강탈당한다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께
  • 고일석
  • 승인 2018.06.04 15:0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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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이 강탈당하거나 제자리걸음을 하는 경우는 생기지 않습니다.


 박성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께서 6월 2일 프레시안에 “개악 최임법, 학교비정규직은 400만원 강탈당한다”는 글을 기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이 올라도 내 월급은 한 푼도 오르지 않”으며, “최저임금이 올라도 노동자들의 월급은 그대로인 기막힌 상황이 도래”하고, “결국 최저임금 제도는 학교 교육공무직 같은 비정규직에겐 아무짝에 쓸모없는 제도가 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저는 이미 여러 차례 이번 최저임금법 개정이 필요한 것이었고, 이에 대한 노동계의 공격은 부당하다는 요지의 글을 여러 차례 올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저도 최저임금 산업범위에 식대·숙박비·교통비 등의 복리후생비를 포함시킨 것에는 반대합니다. 잘 납득이 되지도 않구요.

 

설사 포함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소위 유예의 폭을 좀 더 넉넉하게 잡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히 상여금에 비해 식대·교통비의 비중이 높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그것이 박성식 국장님이 표현하신 것처럼 ‘강탈’인지, 아니면 제가 얘기하는 ‘기대소득의 감소’인지 간에 어쨌든 그것을 ‘피해’라고 부른다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와 환경미화 노동자 등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박 국장님이 알려주신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는 최저임금법 개정의 피해를 입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가장 전형적인 경우가 되면서 어쩌면 가장 피해가 큰 경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원통하고 억울한 심정을 이해한다 해도 과연 최저임금법 개정의 결과가 박 국장님이 쓰신 대로 ‘강탈’이고, “최저임금이 올라도 노동자들의 월급은 그대로인 기막힌 상황이 도래”하는지는 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박 국장님이 소개해주신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실태, 그리고 향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전망 및 가정을 바탕으로 여러분들의 임금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한 번 살펴봤습니다. 박 국장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이미 계산해보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018년 188만원 급여, 2024년에는 254만원으로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의 임금은 기본급 164만 2710원(이하에서는 계산의 편의상 천 원 이하는 반올림하겠습니다), 정기상여금 60만원, 명절상여금 100만원, 맞춤형복지비 45만원, 교통비 6만원, 식대 13만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정기상여금 60만원을 월할로 전환(월 5만원)한다는 것을 전제로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은 정기상여금과 식대·교통비 19만원입니다. 그러면 월 급여는 기본급 164만원, 상여금 5만원, 식대·교통비 19만원 해서 188만원입니다. 


 

 

다른 인상 요인이 전혀 없다는 것을 전제로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비 산입을 감안하면 2019년 임금은 199만 5천원이 됩니다. 19만원의 식대·교통비 중 12만 7천원이 산입에서 제외되고 6만 3천원이 최저임금에 산입됩니다.

 

그러나 최저임금 1만원을 가정한 2020년에는 225만원으로 꽤 많이 오릅니다. 2019년 대비 25만 5천원이 오릅니다. 최저임금으로 추가로 산입되는 식대·교통비가 2019년의 2만 3천원으로 줄기 때문입니다.

 

그 뒤로 박 국장님이 가정하신 최저임금 5% 인상을 가정하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2021~2023년까지 231만원, 240만원, 249만원으로 오르다가 2024년에 254만원이 됩니다.

 

2023년에서 2024년으로 넘어가는 구간에서 인상폭이 확 줄어듭니다. 그 이전까지는 유예 범위에 있던 상여금 5만원이 2024년에 최저임금으로 산입되기 때문입니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월급은 안 오르는 경우”는 생기지 않습니다.

 

6년 뒤의 임금 254만원이 결코 많다고 할 수 없습니다. 특히 현행의 산입범위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기본급만 계속 오르고 상여금(5만원)과 식대·교통비(19만원)은 그대로 있을 테니 2024년에는 기본급 254만원에 24만원이 추가되어 278만원이 됐을 텐데, 그것과 비교하면 더더욱 얼마 되지 않는 임금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저임금이 올라도 내 월급은 한 푼도 오르지 않”으며, “노동자들의 월급은 그대로인 기막힌 상황”에 “결국 최저임금 제도는 학교 교육공무직 같은 비정규직에겐 아무짝에 쓸모없는 제도”가 된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월 급여 254만원이 많다거나 충분하다는 말씀이 결코 아닙니다. 비록 예상 물가인상률을 충분히 감안했다고 해도,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도 크고, 집도 늘려가야 하고, 이런저런 씀씀이가 커져야 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더욱 적게 느껴지는 금액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6년 전체로 계산하면 월 기준 66만원이 인상되고, 올해의 188만원을 기준으로 한다면 6년간 약 35%, 연 평균 6%씩 인상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한 푼도 오르지 않는다”고 하면 어떡합니까?

 

 

최저임금법은 임금의 하한선을 정해서 강제하는 법입니다.

 

최저임금법은 2024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모든 노동자의 급여는 월 254만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을 규정하는 법입니다.

 

결코 올해 188만원이던 여러분의 임금을 6년 뒤인 2024년에는 반드시 278만원으로 올려줘야 한다는 것을 강제하는 법이 아닙니다.

 

“적게는 연 288만원, 많게는 433만원 강탈당한다”는 박 국장님의 주장은 “최저임금법이 6년 뒤 월 278만원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 계산은 앞으로 6년 동안 호봉 승급도 없고, 임금협상도 없고, 노조에서 아무 것도 안 하고 있거나, 열심히 뭔가를 했는데 사측에서 요지부동으로 절대로 임금을 더 올려주지 않거나 하는 식으로, 다른 아무런 인상요인이 전혀 없다는 것을 가정한 것입니다.

 

저는 이게 현실적으로 있을 수 있는 가정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부가 임금의 하한선을 정하고 그것을 보장하면, 그 이상의 부분은 노사협상으로 결정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소위 ‘하향 평준화’는 악의적인 선전입니다.

 

다른 임금 인상 요인이 없다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2024년 임금은 최저임금과 일치하게 됩니다. 명절 상여금과 맞춤복지비는 빼구요.

 

그 당시가 되면 상당수 노동자들이 최저임금과 크게 차이 없는 임금을 받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 국장님은 그런 얘기 안 했지만 어떤 분들은 이를 들어 ‘임금의 하향평준화’라고 비아냥거립니다.

 

최저임금 이상 받아야 할 노동자들의 임금이 최저임금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얘기지요. 이런 얘기 하는 분들은 정말 나쁜 사람들입니다.

 

하향평준화는 188만원 받던 분들의 임금이 어떤 이유로 월급이 최저임금인 157만으로 떨어지는 것을 얘기합니다.

 

굳이 ‘평준화’라고 부르려면 최저임금도 6년 뒤 254만으로 올라가고 많은 노동자들이 그와 비슷한 임금을 받게 되는 것은 최저임금이 중위 노동자 수준으로 올라가는 ‘상향 평준화’입니다.

 

그러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여러분은 2024년이 돼도 최저임금보다는 더 받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학교 임금은 아무래도 재정에서 나가게 될 테니 교육예산도 더 늘어나고, 정규직화도 이루어져서 여러분의 노동에 충분히 합당한 임금을 받으실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p.s.


기사 댓글을 보니 식대·교통비 산입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상여금과 식대·교통비를 내년부터 한꺼번에 산입하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대수익이 일시에 사라져서 실제로 충격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법 개정 과정에서 유예 조항을 두었습니다. 당해년도 최저임금의 얼마씩은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고 보호하는 유예 규정을 두었습니다. 

2019년에는 7%, 2020년에는 5%, 2021년부터는 3%에서 해마다 1%씩 줄어서 2024년에는 전액이 산입됩니다. 상여금은 2019년 25%로 시작해 2024년에 0%가 됩니다. 이 글은 상여금보다 식대·교통비가 중요하므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식대·교통비 19만원이 해마다 얼마가 보호되고 얼마가 산입되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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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프란치시코 2018-06-05 00:15:19
고기자님 기사 정말 잘 읽었습니다.
노통때. 하던 짓거리 또 하지만
이젠 씨도 안 먹힙니다

고일석기자 2018-06-04 16:53:00
위에 표도 있고 계산도 다 해놨습니다. 다시 한 번 읽어보시고 말씀하시죠. 너무 하시는 건 님 같습니다. 산입하면 19만원 당장 사라진다는 얘기는 누가 합디까? 뭘 제대로 알고 얘기합시다.

ㅇㅇ 2018-06-04 15:56:38
기대이익의 감소가 예상되는 그룹은 다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합니다. 그 중에 근로장려세제 개편ㆍ확대안이 포함됩니다. 한정애의원발 소식입니다.

ㅇㅇ 2018-06-04 15:14:31
뭔 이런 개소리가 다있어? 산입하면 19만원은 당장 사라지는거고 최저임금 1만원이 되는건 정해지지도 않은 2020년 이야기고 해도 해도 너무하네 문빠새끼들